재즈 에세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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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 . 와다 마코토 그림, 김남주 옮김 . 열림원 출판 1998
(도서관에서 빌림)
음악에 대하여 별로 아는게 없어서 ,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가의 팬이라서 그 두가지 이유로 골라든 책인데...
그냥 대충 대충 앞뒤 두서 없이 뒤적 뒤적거리며 읽었습니다. 가끔씩 좋게 느껴지는 구절이 있어서 그 중 하나만 옮깁니다 :
"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LP < 직립원인> 을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그때 곡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별다른 흥분도 느끼지 못했다. '대체 이게 뭐야?' 하고 당황했을 뿐이었다. 특히 ' 포기 데이'
( A Foggy Day) 란 곡의 집요하고 시끌시끌한 유머 감각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원래는 단정한 곡인데.
왜 이렇게까지 비틀고 왜곡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레코드가 알게 모르게 나의 마음을 파먹어 들어갔다. 이전에는 그저 깔끔하지 못한 소리,
또는 엉터리 같은 진행으로 들렸었는데 점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되고 만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어떤 연주자가 연주하는
'포기 데이'를 들으면 반드시 밍거스 판의 '포기 데이' 가 하나의 규범적인 형상으로 내 머리에 떠오른다. 참 이상한 일이다.
아마도 밍거스가 '포기 데이' 란 곡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추측한다.
레스터 영은 옛날에 '그 곡을 불 때는 가사를 전부 외워서 노래하면서 불라' 고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노래가 상대방의
마음에 가닿지 않는다고. 하지만 밍거스가 그 곡을 통하여 보여주는 것은 이를테면 레스터 영적 세계관의 완전한 전복이다.
밍거스가 제시하는 것은 원래의 ' 포기 데이' 가 아니라 뒤바뀐 ' 포기 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밍거스가 연주하는 '포기 데이' 는 레스터 영이 노래 하는 노래와 똑 같은 맥락에서 따스하고 시적으로
우리들의 마음에 와 닿는다. 눈물도 피도 있다. 밍거스의 음악을 통하여 뒤바뀐 것은 어쩌면 우리들 자신인지도 모를 일이다."
페이지 45.
( 위 구절이 공감가는 이유는 ? 그런 그림들이 있었기 때문. 처음 볼때에는 별로 였으나 세월이 지나 다시 우연히
그 그림과 대면하게 되어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는 ...결국에 변한것은 '자신인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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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고대 풍속사 , 황근기 지음, 추수밭 출판 2007
(도서관에서 빌림)
솔직히 가볍게 쓴 (현대판으로 쓴 ) 페이지들은 건너 뛰며 읽게 되었고 중간 중간 formal 하게 쓴 종이 색이
녹색인 곳만 집중하여 읽게 되었음.
가볍게 쓴 곳 ..예를 들면, '수로왕, 인도 처녀에게 뻐꾸기 날리다' 라고 제목이 달려 있는 경우인데 외국 생활을 오래해서?
'뻐꾸기 날리다' 라는 표현이 낯설고 별로 좋지 않은 표현일거라는 뉴앙스가 풍기긴 헌데
100 % 이해가 자세히 안되는 현대 표현이기 때문. 그러다보니 그렇게 쓰여진 책의 80 퍼센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러나 녹색 종이로 쓰여진 부분의 설명은 이해가 가는데요...
"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 얼마전만 해도 허황옥과 아유타국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삼국유사>> 의 기록에 오류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것을 방증하는 자료들이 조금씩 발견되기 때문이다.
아유타 지역을 상징하는 문양은 물고기 두 마리가 마주보며 머리를 맞댄 것인데, 이것을 "쌍어문" 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쌍어문이 수로왕릉의 앞문에 그려져 있다. 또 김해에 있는 파사석탑의 돌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이 파사석탑의 석재는
김해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인도의 아요디아 Ayodhya 지방에서 나는 돌이라고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허황옥이 가야국으로 올 때 이 석탑을 가져왔다고 한다.
( 만약 이 책 전부에 이렇게 진지하면서도 간결한 문장으로 - 사진 인포도 좋았음- 전부 채워졌다면 더욱 좋은 책이 되었을 거 같아...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