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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독서 생활/bookworm 101

밑줄긋는남자

by mmmJanuary 2010. 12. 22.

mission : 한 해에 적어도 1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78) 밑줄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출판



주립도서관에서 대여



"사람들은 용케 마음의 균형을 잡으며 살아간다.

어떤 삶의 방식을 놓고 자신과 타협하고, 그것의 나쁜 면을 인정하되 좋은 면만을 보려고 애쓰면서,

아침마다 스스로를 달랜다.

다시 그것이 허사가 되면서 마음의 곡예는 계속된다.

내 삶이 바로 그랬다. 고통스러운 고독의 시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야만 할 시간이었다.

그렇게 3,4주가 흘러갔다.

영영 그 궁지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파니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파니는 정신분석 요법 의사를  만나는 것보다 더 치료가 빠를 거라면서 어떤 심리 요법 의사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에게 한 번도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 사람 앞에 가서, < 따분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따분해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따분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뇌까리고 있을 걸 생각하니 끔찍했다."

페이지 110



이십대 중반의 싱글 영 레이디인 주인공은 외롭고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 헌데 , 그녀는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일을 한다)

- 오직 한 작가 (로랭 가리) 의 글만 좋아할 뿐이었고 허나 그가 쓴 모든 소설을 읽은 것도  아니고 ( 31권 중 6권만 읽었다) - 

아버지로부터 생활비를 매 달 받으며 홀로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자주 우울하고 고독하며 따분함을 느낀다. 외롭다.

어느 날 부턴가 도서관에 가서 다른 작가들이 쓴 책들을 읽어보려고 좋아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연필로 어느 대목만 밑줄친 책을 읽게 되고 밑줄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구애하는) 남자가 있는것으로  오해하며

...

Well, 더이상 줄거리를 진행시키고 싶지 않은 , 개인적으론 그냥 별로라 생각한  책.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밑줄이 그어 있고 밑줄로 구애를 한다는 ,그  발상만 튀는,

큰 지혜가 담겨 있는것도 아니고..그냥 맹물인 책. 시간낭비.

 

헌데 

난 이 책을 옮긴이가 선택한 한국어 단어들에 더 관심이....


예를 들면,


" 어머니와 아버지가 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뻤다.

그 점에 대해서는 나는 불만이 있을 수 없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게 다정하고, 오로지 나를 기쁘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우울할까?

시뻐하는 이 낮빛은 또 뭐란 말인가? 


페이지 47



시뻐하는?  

검색을 해보니,


    • [동사]
    • 1.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시들하게 생각하다.
    • 2.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출처 : 다음사전)
    • 문장의 문맥상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다..를 뜻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 '시뻐하는' 은 자주 접하는 단어가 아니라 신선했다고 할까?

    • " 그러나 당신이 외롭다지만 당신만 그런 건 아닙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다 외로워요.

그리고 그게 하루아침에 달라질 일도 아니고요.

나 역시 외돌토리예요. "

페이지 114


외돌토리? "외톨이'란 단어는 접해왔지만, 외돌토리는 ?

매인 데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홀몸.

비슷한 말 : 외톨·외톨박이·외톨

그는 달리 갈 곳도, 가족도 없는 혈혈단신 외돌토리였다 .출처 : 최인호, 지구인

(출처 : 다음사전)



" 흰 머리를 바싹 깍고 작은 안경을 쓴 노인이 있는데,

회색 레인코트 차림에,

얼굴은 엄지발가락 때문에 불거진 구두만큼이나 하관이 빨았다."


페이지 123


하관이 빨았다?

하관이 빠졌다..라고는 들어왔지만 , 하관이 빨았다?


빨다 

활용형: 빨아, 빠니, 빠오

품사: 형용사/ 사물의 크기 모양> 사물의 생김새, 표정, 기세

끝이 차차 가늘어져 뾰족하다.

주걱턱이란 대개 턱이 빨고 끝이 밖으로 굽은 것을 말한다.

어원 : <다《월인석보(1459)

(출처 : 다음사전)


이 독자는 위의 세 한국어 단어를 만나게 되어 즐거워 하였으니 , 그건  옮긴이의 공로이고

이 책을 쓴 작가에게는 별 다섯개 중 하나나 둘만 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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