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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독서 생활/bookworm 101

1Q84 (3)

by mmmJanuary 2011. 2. 7.

mission : 한 해에 적어도 1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91) 1Q84 _3 One Q Eighty-Four or ichi-kyu-hachi-yon  ( book 3 )

무라카미 하루키 Haruki Murakami

양윤옥 옮김

출판 : 문학동네

Borrowed from : McCully State Library 




"사실은 이렇게 만나서는 안 되는지도 모른다.

덴고는 천장을 향해 묻는다.

만나고 싶은 마음을 각자 소중히 가슴에 품은 채

끝까지 떨어져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면 언제까지고 희망을 품은 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희망은 몸의 깊은 곳을 따뜻하게 해주는 자그마한,

하지만 소중한 발열이다. 손바닥으로 소중히 감싸서 바람으로부터 지켜온 작은 불꽃이다.

현실의 난폭한 바람을 맞으면 훅 하고 간단히  꺼져버릴지도 모른다.

덴고는 한 시간쯤 천장을 노려보며 

상반되는 두 가지 감정사이를 오락가락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오마메를 만나고 싶었다.

그와 동시에 아모마메와 얼굴을 마주한다는 게 견딜 수 없이 두려웠다.

그곳에서 생겨날지도 모르는 싸늘한 실망과 어색한 침묵이 그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했다.

몸이 한가운데에서 깨끗이 두 쪽으로 갈라져버릴 것 같았다.

보통사람보다 몸집이 크고 튼튼하지만, 자신이 특정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에는 뜻밖에 약하다는

것을 덴고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오마메를 만나러 가지 않을 수는 없다. 

그의 마음이 지난 이십 년 동안 강하고 일관되게 바라온 일이다. 

설령 그 결과 어떤 실망을 맛보게 되다 해도 이대로 등을 돌리고

도망칠 수는 없다." ( pp 668)


초등학교때부터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아오마메로부터 만나자는 (중간 메신저를 통한 간접적인 ) 연락을 받고 난 후 덴고는 위와 같은 갈등을 느낀다.

성격 급한 동적인 독자라면

하루키의 slow moving (느린 전개) , 벽에 걸린 시계의 시게바늘이 갑자기 멈춰버린듯한

시간과 공간안에서 차분하게 진행되는 인물들의 심리묘사 등등을 싫어할거 같다.

허나 나같은 독자라면, 시간을 느릿느릿 늘려 지내며 무언가를  오랜시간동안 찬찬히 관찰하는 것을  

즐기는 타잎들에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 맛은 씹히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 또한 그는 이 새롭게 찾아온 세계에 자신을  동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마음을 두는 법을 , 풍경을 바라보는 법을,

, 호홉하는 법을, 몸을 움직이는 법을 , 언어를 선택하는 법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조정하고 다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 있는 모든 시간을 그러모아야 한다.

아니, 어쩌면 이 세계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

(p 676)


무라카미 하루키의 또 다른 매력은?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 볼 줄 아는 마음의 자세'를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하여 엿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글은 개인적으로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갑자기 이민 오게 된 후.  나는 우주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위와 같은 글속에서 표현된 그 무엇이다라고 생각했었다.

 '새롭게 찾아온 세계에 자신을 동화시키기

 위한 시간을 필요' 그러하기에 하루키의 글들은 내 마음속에서 아직 언어로 표현되지 못한 느낌들을

한없이 줄줄이 끄집어 내는 마치 '낚시 솜씨' 와 같은 능력과 매력이 있다는거.




" 다무라 간호사는 나가기 전에 유해를 향해 가볍게 합창했다.

덴고도 똑같이 했다. 인간은 죽은 이에게 자연스러운 경의를 표한다.

상대는 방금 전에 죽음이라는 개인적인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지 않은가? 태어나는것도 개인적인 위업, 성공이든 실패이든 평범하든 비범하든

어찌되든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개인적인 위업이지만

그 끝을 맺는 것도 개인적인 위업이지 않은가? 



3편에서는 나는 1편과 2편에서 '너무나 추하여 낯선 사람들에게서 조차 혐오감을 일으켰던"

인물, 우시카와의 매력을 느꼈었다.  못난 그에게서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맞는 표현일 듯.

(소녀 후카에리와 그가, 창문커튼으로 숨겨진 사진기 렌즈를 통해 나누게 되는 순간적인 교감을 묘사한

대목이 아름다왔고. 우시카와가 다마루를 만나 운명의 마지막 순간을 맞는 그 부분이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_긴장감의 최고조점과 동시에

긴장의 해소점_ 였다고 본다. IMO)


작가는 분명 독자들에게서 그 정도의 마음의 기울기를 기대하며

의도적으로 이 3편에서 우시카와에게 집중했다고 본다.


전개를 보더라도 우시카와의 경험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 한 발 늦게 뒤따르며 들려준다.

그것도 의도 적이다. 시간이 약간 엇물리면서 독자는 시간의 방향을 잃는다. 마치 우시카와가 겪는 

시간과 공간은 덴고나 아오마메가 겪는 시간과 공간과 다른 별개의 '공기방울' 안에 존재하는듯 느껴지게 하였다.


지난 편에서 충직하고, 남자답고 (허나 의외로 게이인), 능력있는 한국계 일본인인 _ 다마루_가 능력을 발휘하여

우시카와를 처리 하였을 때 나는 아오마베가 2편에서 권총자살했을 때 보다 더한

애도를 느끼게 되는데..책을 읽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독자로 부터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또 다른 요소는?

인물묘사를 들 수 있다.

다음은 우시카와의 눈에 비친 덴고의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모습 :

( 사진으로 올림)













photos taken with Iphone + used "Instagram" & " 푸딩"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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